Q.E.D(Quod Erat Demonstrandom)
가장 두려운 상실은 내가 무엇 때문에 상실감을 느끼고 있는지, 내가 무엇을 상실했는지를 모르는 것이다.
한 번씩 폭우가 내렸으면.. 하고 속으로 생각할 때가 있다. 여우비나 가랑비 처럼 오는 것도 아니고 안 오는 것도 아닌 그런 비가 내릴 때 그럴 땐 내가 갑갑해서 미치고 팔짝 뛴다. 제발 올 거먼 시원하게 폭우나 내려버려라! 하지만 그건 허공에서 사라지는 의미없는 단어들이 된다. 글자 단위로 흩어지고 결국 사라진다. 그리고 그 비마저 사라져버린다. 폭우가 내리는 날이면 나가서 그 폭우를 맞아보고 싶어진다. 그 비를 맞으면 내 마음 속의 응어리도 씻겨져 갈 것처럼 느껴진다. 그래서 맞아보지만.. 남는 것은 젖은 옷과 끝까지 남아있는 가슴 속 응어리.. 내 마음 속에 폭풍우가 몰아쳐서 나를 정화해 주었으면 바라지만 그저 흐릿한, 너무나 흐릿해서 빛 한 줄기 없는 어둠만이 있을 뿐이다.
이건 뭐에요? 저건 뭐에요? 애들이 묻는다. 그 질문을 듣는 어른은 왜 이리 궁금한 게 많아? 그냥 조용히 해! 몰라서 궁금한 건데.. 그 누구도 정확하고 자세하게 궁금증이 풀릴 정도로 알려주지 않는다. 아니 알려주지 못한다. 왜냐하면 자기도 알려고 하다가 그 시도가 몇 번이고 좌절되었기에.. 궁금증조차 들지 않기에 알아서 뭐해? 라며 체념했기에.. 알 수가 없어서,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틀린 정보이거나 너무 구식 정보라는 것을 알았기에, 실은 자기도 모르기에.. 자신의 수치심을 체념을 가리기 위해 윽박지르는 것으로 질문을 막아버린다. 그리고 그 아이도 결국 체념하게 되겠지
정직이 늘 옳은 것인가 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
심장이 뛴다. 뇌가 활동한다. 근육이 움직인다. 감각을 느낀다. 반응을 한다. 말을 한다. 무엇으로 삶을 정의할 수 있을까? 심장이 뛰어도, 뇌가 활동해도, 근육이 움직여도, 감각을 느껴도, 반응을 해도, 말을 해도 내가 살아있다는 건 느껴지지가 않는데. 내가 하는 말은 의미없이 허공에 흩어지고 나의 반응은 습관이 되어버린 반응이며 감각은 느껴도 내가 느끼는 것이 아니며 근육이 움직여도 내 의지로 움직이는게 아니고 뇌가 활동해도 '뇌'가 활동하는 것이지 '나'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며 심장이 뛰어도 산소와 피만 공급될 뿐 인간으로서의 삶이 없는데.. 산다는게 뭘까.. 점점 무감각해져 갈 뿐이다. 점점 산다는 것에 대해 아무런 느낌이 없어져 간다. 내가 살아있었던 적이나 있을까.. 하루하루를 매일매일을 그렇..